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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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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묘지 Pet Sematary 2019 리뷰 한국 제목은 배급사의 횡포다. 원제는 애완동물 공동묘지이고, 번역된 소설도 같은 제목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원작자의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했는지 배급사는 과감하게 그들의 센스를 가득 담은 제목으로 홀랑 바꿔먹었고, 포스터에다 존나 진지한 폰트로 새빨갛게 '아빠, 왜 나를 살렸어...?'라고 박아넣는다. 이런 작은 센스 하나하나에 호러 팬들의 억장이 무너집니다. 저 제목으로 개봉되었으니 이 영화는 이제 한국에서 영원히 '공포의 묘지'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얼굴도 반반하니 잘 생겼고, 키도 훤칠하고 머리도 좋고 성격도 원만한 친구가 있다고 하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인데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못된 상사가 그에게 '된똥따개'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어려운 일을 척척 해결해서 변비 뚫리듯 시원..
에일리언 ALIEN(1979) 어린 시절, 모두의 가슴 속에 영롱히 반짝이던 괴물이 있었다. 정식 한글표기가 알려지기 전까지 그것은 에어리언, 에얼리언, 에어조던, 에이리언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지옥불이 슬금슬금 점화되던 시기, 대한민국엔 괴이하게도 2편이 먼저 상영되고 흥행에 성공하자 1편에다가 2편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개봉하는 개판이 벌어졌다. 막무가내 아재 센스가 문화를 점령했던 시대였으니...어쨌든 이런 이유로 1편인것처럼 개봉된 2편에서의 쿵쾅쾅 액션에 취한 한국 관객들은 2편인 것처럼 뒤늦게 개봉한 1편의 섬뜩한 지루함에 악평을 쏟아냈으며,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에일리언 하면 2편을 대표 이미지로 떠올린다. 카메론찡... 그도 그럴게 1편에 에일리언 꼴랑 한 마리 나오는데 비해 2편에서는 떼거지로 물량공세하는 걸 우..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지난 8월 말일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타계하면서 언젠가 웨스 크레이븐 특집으로 포스팅을 해 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일자리를 구한 뒤 하루 1포스팅이라는 애초의 목표도 헐렁헐렁해져 이만치 미뤄졌다. 스크림, 나이트메어, 힐즈 아이즈 등 수많은 호러 프렌차이즈를 창조해낸 호러계의 스필버그. 정작 본인은 호러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은근히 떡밥 뿌리면서도 막상 호러 외에 다른 장르에서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한 비운의 감독. 호러의, 호러에 의한, 호러를 위한 웨스 크레이븐의 대표작 '엘름가의 악몽'을 살펴보자. 이미 몇 편의 호러 영화를 성공시킨 젊은 시절 크레이븐 아저씨. 그러나 야심작 우뢰매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된다. 심기일전하여 본인의 트라우마와 스크랩해왔던 신문기사 내용들을 창조적..
이블데드 evil dead(1981) 르네쌍쓰 픽쳐쓰에서 자랑스럽게 소개합미다 그냥 이블데드도 아닌, 더 이블 데드 그도 그럴 것이 가면 갈수록 더더욱 이블 데드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제작비의 240배 이상의 흥행수익을 쌍끌이로 걷어 모으며 샘 레이미를 일약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려다 놓은 효자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도 뒷얘기가 있다. 장편 찍기 전에 영화의 모태가 된 30분 짜리 후잡한 단편영화를 동네 술집 위주로 상영하다가 그 동네 극장주가 보고 "예쓰 굿 돈의 이 기운" 대박을 예감하고 투자해서 만들어졌다고. 앞선 단편에 비해 월등한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그래도 예산의 한계와 배우들의 괴이한 연기력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영화 자체의 재미와 더불어 원체 호러 영화하면 빠지지 않는 유명세까지 버무려져 자잘한 단점이나 어색한 장면들조차 컬..
괴물(The Thing, 1982) 동명의 영화가 리메이크된 것으로, 원작은 51년작 'The Thing from another world'이다. 원작도 기존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 하니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가 변용된 셈이다. 51년작에서 괴물의 정체는 지능이 높은 외계 식물이다. 하도 옛날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몰래 기지 곳곳에 포자를 뿌리기도 하고 나름 재미 있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호러 팬들은 존 카펜터 감독의 82년작을 좀더 추켜세운다. 원작이 괴물과의 술래잡기였다면, 82년작은 탐사팀에 숨어든 괴물을 찾아내는 마피아게임에 가깝다. 이 영화는 그 내용보다 오히려 고어 장면과 기상천외한 크리쳐로 더 유명하다. 사실 괴물이 날뛰는 분량은 전체 러닝타임에 비교하면 적은 편임에도 워낙에 외모와 하는 짓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엑소시스트(1973) 불후의 명작.50장 제한에 스샷을 다 올리지 못한다. 스압. 초반 시퀀스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교차된다. 정리하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설적인 구마의식은 후반에나 등장하고, 초중반 3분의 2 정도는 악령이 들린 소녀가 타락해가는 과정과 카라스 신부의 심리묘사 등으로 구성되어 차칫 잡다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기도 하다. 평론이 아닌 리뷰나 포스팅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신 나갈 것 같다. 게다가 개봉 당시 버전에서는 극장 안에서 관객의 심장마비, 졸도 등의 헤프닝으로 인해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삭제되었고, 추후에 무삭제판과 감독판 등 여러 가지 버전이 나왔다. 내가 본 건 무삭제판과 감독판. 둘 다 두 시간이 넘어간다. 히이익...이 포스트는 감독판을 중..
오멘(1976) 6월 6일. 아이를 잃은 산모와 어머니를 잃은 신생아가 있다. 주께서 당신께 아이를 내려주신 겁니다. 신부의 설득 끝에 아내 몰래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아저씨. 자식의 죽음을 모르는 아내는 행복한 앞날을 꿈꾼다. 몇 해가 지나 영국의 대사가 된 주인공 아재. 알고보니 정치계의 거물이었다. 아! 내가 금수저다! 죽순 마냥 쑥쑥 자라나는 데미안. 성대한 생ㅇ리 파티가 열린다. 뜬금없이 데미안을 위한 거라며 자살하는 보모 애놈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보모의 죽음으로 뒤숭숭해진 주인공의 사무실에 신부님 하나가 찾아온다. ? 하나님을 영접하시오...그래야 살 수 있소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으앟ㅎ앙앙ㅇㄱ강악! 느닷없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쩝쩝거리던 신부는 경비에게 끌려나간다. 끌려나오는 신부를 불러세워 사..
악마의 씨(1968) - 공동체의 광기에 대한 단상 영제는 Rosemary's Baby. 평론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로저 이버트가 '히치콕을 능가한다'고 극찬을 했다니 함 보자. 로즈마리는 남편 가이와 뉴욕으로 이사오게 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집 보러 일일이 발로 뛰어야 한다. 맘에 쏙 드는 집 발견. 이사 ㄱㄱ 지하 세탁실에서 이웃집 여자랑 수다 떨며 친해지기도 한다. 근데 다음날 쥬금; 경악하는 로즈 마리 앞에 운명처럼 다가오는 분홍빛 아우라 따단 죽은 테리와 같이 살던 카스타베트 부부. 로즈마리는 전날 테리와 노가리 깐 사실을 말하며 도저히 자살할 사람으로는 안 보였다고 증언한다.다음날 카스타베트 아줌마는 로즈마리의 증언이 도움이 되었다며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파멸의 시작 저녁 초대를 받은 이후로는 대놓고 로즈마리의 집에 들락날락하며 포풍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