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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아

악마의 씨(1968) - 공동체의 광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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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제는 Rosemary's Baby. 평론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로저 이버트가 '히치콕을 능가한다'고 극찬을 했다니 함 보자.




로즈마리는 남편 가이와 뉴욕으로 이사오게 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집 보러 일일이 발로 뛰어야 한다. 




맘에 쏙 드는 집 발견. 이사 ㄱㄱ




지하 세탁실에서 이웃집 여자랑 수다 떨며 친해지기도 한다.





근데 다음날 쥬금;




경악하는 로즈 마리 앞에 운명처럼 다가오는 분홍빛 아우라




따단






죽은 테리와 같이 살던 카스타베트 부부. 

로즈마리는 전날 테리와 노가리 깐 사실을 말하며 도저히 자살할 사람으로는 안 보였다고 증언한다.

다음날 카스타베트 아줌마는 로즈마리의 증언이 도움이 되었다며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파멸의 시작





저녁 초대를 받은 이후로는 대놓고 로즈마리의 집에 들락날락하며 포풍수다를 떨기 시작. 

저 뚱뚱한 아지매가 책 깔고 앉을 때 나까지 빡쳐서 키보드를 땅땅 쳤다.





배우 하느라 와이프에게 소홀하던 남편이 꽃 들고 와서 선언한다.

아기...아기를 만들자!

좋아 죽는 로즈마리




건강한 정자 생산을 위해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하던 중 초인종이 울린다.




크게 빡친 로즈마리.




그러나 다행히 집으로 쳐들어오지는 않고, 디저트 요리를 무료나눔하고 갔다.





맛있..




ㄴㄴ




식사 후 비틀거리며 맥을 못 추는 로즈마리




침실에 눕혀진다.

야해서 못 올리지만 남편놈이 옷을 벗김.




망측한 환각에 시달린다.




악마에게 강간당하는





히이이익!


영화는 공포라기보다 드라마에 가까운 호흡으로 차근차근 로즈마리의 임신과 잇따른 사건들을 보여준다. 다른 공포 영화와 달리 선정적인 장면이나 특수효과에 의존하지 않고 잘 짜여진 각본과 배우의 연기력만으로 승부를 보는 까닭에 지금 봐도 촌스러운 느낌이 없다. 

로즈마리의 정신이 서서히 붕괴되며 로즈마리가 정말 반인류적인 음모에 휘말린 건지, 아니면 그냥 미쳐버린 건지 알쏭달쏭하게 진행된다. 군데군데 좀 과한 감이 있지만 심리묘사가 대단해서 관객의 숨통을 조여온다. 

표면적인 이야기는 사탄숭배에 희생된 한 여자에 대한 것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사회적인 시선에 억압받는 여성성, 더 나아가서는 공동체의 폭압에 말살되는 개인성 등으로 테마가 확장된다. 여기에서는 로만 폴란스키라는 감독의 생애에 대하여 대략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폴란스키 감독은 유년시절 아우슈비츠에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함께 홀로코스트를 간신히 탈출했다(이 때의 기억은 이후 '피아니스트'에서 보다 생생히 재현된다). 사회가 개인을 부정하고 광기로 치달을 때 벌어지는 참극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비단 나치 독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인은 항상 감시당하고 주어진 역할을 강요받는다. 거기에서 도망치려 하면 무수한 경제적, 심리적 위협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런 인식은 위 영화 전반에 걸쳐 묘사된다. 영화에서 인용되는 악마에 대한 문구를 보자.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연사했다.

...그 후 악마들의 연합된 정신력은 선택된 희생자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거나 생명을 앗아간다고 간주됐다.

...그 연합된 정신력을 악마라고도 한다.


사악한 사회가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생명마저 위협할 때 그 사회는 '악마' 그 자체인 것이다.

요런 관점에서 보면 엔딩이 훨씬 비극적으로 보인다. 


스포 없이 영화 소개하기 개빡세네.


어렸을 때 명작 공포 영화를 찾아보면서 파일을 구해다 놓고 오프닝 시퀀스를 못 넘기고 꺼버렸던 기억이 있다. 명성에 비해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는 기대한 바(악마! 피! 시체!)가 없어 지루했던 것 같다. 나이 먹고 다시 보니 이런 심리 스릴러. 두고두고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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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찰스 맨슨이 추종자들을 시켜 습격한 집이 바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파트였다. 당시 임신 8개월의 아내가 전신을 난도질당해 사망했다. 위 영화가 개봉한 이듬해의 일이다. 본인은 일 때문에 집을 비운 덕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었던지 이후로 폴란스키는 미성년자들과의 성추문에 휩싸이며(13세 여아를 강간하려고 했다든가) 페도필리아로 낙인찍히고 미국에서 도망, 이후로 미국에는 얼씬도 못 하게 된다. 이런 범죄 성향 때문에 폴란스키 감독의 작업을 일체를 부정하는 경향도 생겨났는데 '악마의 씨'는 일단 맨슨 사건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라 세이프. 개인적으로는 사람과 작품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주의라 이후의 영화들도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감독이 천하의 개쌍놈인 건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불쌍해도 못된 놈은 못된 놈이지. 예끼 천벌 받을...! 30살 연하랑 재혼...! 천벌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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