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호아

엑소시스트(1973)

반응형

불후의 명작.

50장 제한에 스샷을 다 올리지 못한다. 스압.


초반 시퀀스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교차된다. 정리하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설적인 구마의식은 후반에나 등장하고, 초중반 3분의 2 정도는 악령이 들린 소녀가 타락해가는 과정과 카라스 신부의 심리묘사 등으로 구성되어 차칫 잡다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기도 하다. 평론이 아닌 리뷰나 포스팅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신 나갈 것 같다. 게다가 개봉 당시 버전에서는 극장 안에서 관객의 심장마비, 졸도 등의 헤프닝으로 인해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삭제되었고, 추후에 무삭제판과 감독판 등 여러 가지 버전이 나왔다. 내가 본 건 무삭제판과 감독판. 둘 다 두 시간이 넘어간다. 히이익...이 포스트는 감독판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음.



북부 이라크 도굴, 아니 발굴 현장.




메린 신부는 비범한 유물을 발굴한다.




ㅎㅇ





이라크를 떠나기 전,우뚝 선 악마와 마주 선 메린 신부. 여러가지가 우뚝 서 있는 악마상에 압도된다.





갑자기 시점이 바뀌어 워싱턴의 조지 타운. 유명한 영화배우인 크리스 맥닐은 딸 리건 맥닐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까르륵!




병든 노모를 간호하는 카라스 신부. 홀어머니가 걱정되어 시설로 모셔드리겠다고 하니



"여기가 내 집이여!" 격하게 거부하는 어머니.




크리스는 집에 굴러다니는 위자보드(!)를 발견. 리건이 벽장에서 찾아 갖고 놀던 것이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려는 딸. 종종 혼자서 해왔다고.




"못해먹겠어요."

펍에서 선배 신부에게 신세한탄하는 카라스.




"하지만 실력은 네가 업계 최고인데..."




믿음을 잃었다며 우울하게 한 잔 들이켜는 카라스.




리건은 침대가 덜컹거려 잠을 잘 수 없다며 어머니 방으로 와 잠투정을 한다..




동네 교회에서는 성모상을 모욕하는 흉악한 범죄가 벌어진다.




진료받는 중에 의사에게 욕을 퍼붓는 리건.




님 딸이 나보고 '내 보댕이에서 손가락 치워'라고 했어요




헐ㅋ

상황 파악 못하고 쳐 웃는 크리스.





한편 뇌에 생긴 부종으로 한밤중에 수용소 같은 병원으로 이송된 어머니를 찾아간 카라스

어머니는 카라스가 강제로 옮긴 줄 오해하고 "난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고 자식 마음에 비수를 꽂는다.




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





시설 좋은 개인병원으로 모시고 싶지만 돈이 없다ㅠ





크리스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다. 영화 관계자와 동네 유지들이 모인다.




함께 모여 즐겁게 노래하는 동네 사람들 앞에 나타난 리건




기싱꿍꼬또





지림






뭐야 쟤;





웬수 같은 년...

하나뿐인 딸을 챙기는 크리스





뒷수습2

웬수 같은 년...

그때 갑자기 리건의 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디스코팡팡 시즌






크리스가 달려들지만 초자연적으로 들썩이는 침대는 두 모녀를 흥겹게 점핑시킨다.





흐지부지된 파티에서 양주 한 병을 훔쳐온 친구 신부가 카라스를 찾아온다.





그새 돌아가신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자책하는 카라스.





친구는 카라스가 입을 닥치고 곤히 잠들도록 자상하게 챙겨준다.





병원만 오면 입에 걸레 무는 리건






못된 아이는 벌을 받아야지







엑스레이, CT 다 찍어보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







혼란해하던 의사들은 호출을 받고 헐레벌떡 크리스의 집으로 향한다.






뭐여 뭔데 그래





자해!






딸의 발작과 자해를 본 크리스는 멘탈이 나간다.







님 솔직히 이게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건 또 아니긴 한데 이런 케이스가 또 극히 드문 경우라서 우리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의사로서 소견은 검사 한번 더 받고 지켜보는게 좋지 않은가 싶음





딸이 다 죽게 생긴 마당에 의사라는 놈들은 모르겠다는 말만 빙빙 돌려서 말하니 멘탈이 깨질 것 같은 크리스.





결국 정신과 의사를 부른다.





최면을 걸자 깨어나는 공격성






의사의 묵직하고 연약한 곳을 쥐어 뜯는다!






전례 없는 병세에 의사들도 당황스럽긴 매한가지. 그러나 의사 한 트럭이 와도 모르겠다는 소리만 리쓴 앤 리핏트.

격리병동에 쳐넣고 약으로 살살 절여가며 지켜보자는 소리에

"니들이 그러고도 의사냐 트럴 새뀌들아!"

크리스는 완전히 멘탈이 깨져서 이제 조금만 신경에 거슬려도 히스테리를 부린다.




리건의 비주얼은 점차 사악함에 물들고




사악한 묘기를 보여준다.





위 장면에서 졸도하는 관객이 많아 개봉 당시엔 급히 편집되었다고.



하나뿐인 딸의 섬뜩한 재롱



정신적으로 코너에 몰린 크리스는 아는 사람 아는 사람 해서 알고 있던 카라스 신부에게 엑소시즘을 부탁한다. 

엑소시즘 자체에 부정적이었던 카라스 신부 역시 리건을 진찰하며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교회에 엑소시즘 승인 요청을 한다.

교회 간부들은 숙련자를 초빙하고,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카라스 신부를 보조로 편성해서 퇴마사 팀을 파견한다.


메린 신부 재등장



드디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엑소시즘이 시작된다!



고전 공포 영화를 논할 때 흔히 악마의 씨, 오멘, 엑소시스트를 함께 거론한다. 위 영화들은 종교적인 세계관, 초자연적인 악의와 비극적인 결말 등의 공통점으로 묶인다. 막 메이저에 진출한 공포영화계에 있어서 엑소시스트의 성공은 기념비적인 것이었다. 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국내외로 총 4억 달러 어치 정도를 팔아치웠는데, 70년대의 4억달러면 지금 원화로 거의 조 단위까지 치솟는다. 단순히 경제적인 성공 뿐만이 아니라 엑소시즘 자체가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부상할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특히 미국 내에서는 이 영화 개봉 이후로 활동을 시작한 사이비 퇴마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The Power of Christ compels you!

위 대사와 장면은 이후 셀 수도 없이 패러디된다.




현대에 들어 고전 공포 영화는 더이상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볼 가치를 잃지 않는 건 단순히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소품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엑소시스트의 주인공들은 그 어떤 영화보다 입체적으로 묘사된다. 카라스 신부는 신부임과 동시에 정신과 의사이면서 아마추어 복서이기도 하다. 그가 미사를 진행하고 운동장을 달리고 샌드백을 치고 병든 어머니 앞에서 책임감에 짓눌려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은 다체롭기도 하지만 일관된 방향성으로 그의 비극을 향해 흘러간다. 이혼한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혼자 억척스레 딸을 키워가는 크리스는 감당할 수 없이 악화되는 사태에 멘탈이 붕괴되면서도 의료계의 권위적인 폭력에서 벗어나 딸의 구원을 찾는다. 스압 때문에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도중에 죽어버린 크리스의 친구이자 영화감독인 버크(촬영일정 가운데 실제 배우도 죽어버려서 영화를 둘러싼 괴담 형성에 기여했다), 버크의 죽음을 추적하며 카라스와 크리스 곁을 맴도는 형사 모두 영화 안에서 각자 정서적인 기능을 한다. 이러한 인물들 저마다의 사정이 교차되며 영화는 다양한 의미확장의 기반을 마련한다. 어찌 보면 이 영화 자체가 평론가들의 놀이터라고도 볼 수 있다.


종간나 악마새끼!



자극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비교적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실제로 공포스러운 장면은 총 러닝타임의 3~4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 마음과 능동적인 자세로 대하자면 이렇게 훌륭한 영화도 몇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남자 관객들은 영화의 중심 사건인 크리스 모녀의 수난보다 카라스 신부의 비극에 더 이입하는 경향이 있다.


리건의 십자가 자해 장면은 충격과 공포...차마 스샷을 못 올리겠다.


---

무삭제판을 보면 카라스 신부가 시청각실 같은 곳에서 녹음된 리건의 목소리를 듣는데, 시청각실 벽 상단에는 tasukete!라고 써붙여져 있다. 일본어로 구해달라는 뜻(이후 리건의 피부에 help me라는 형태의 흉터가 생긴다).

---

위 장면으로 미루어보아 감독이 일뽕이었다면 작중의 카라스 신부의 이름도 일본어로 해석 가능. 까마귀라는 뜻.

---


반응형

'영호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블데드 evil dead(1981)  (8) 2015.10.25
괴물(The Thing, 1982)  (4) 2015.09.23
오멘(1976)  (1) 2015.09.14
악마의 씨(1968) - 공동체의 광기에 대한 단상  (0) 2015.09.14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4) 201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