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호아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반응형

지난 8월 말일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타계하면서 언젠가 웨스 크레이븐 특집으로 포스팅을 해 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일자리를 구한 뒤 하루 1포스팅이라는 애초의 목표도 헐렁헐렁해져 이만치 미뤄졌다.

스크림, 나이트메어, 힐즈 아이즈 등 수많은 호러 프렌차이즈를 창조해낸 호러계의 스필버그. 정작 본인은 호러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은근히 떡밥 뿌리면서도 막상 호러 외에 다른 장르에서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한 비운의 감독. 호러의, 호러에 의한, 호러를 위한 웨스 크레이븐의 대표작 '엘름가의 악몽'을 살펴보자.

 

 

이미 몇 편의 호러 영화를 성공시킨 젊은 시절 크레이븐 아저씨.

그러나 야심작 우뢰매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된다.

 심기일전하여 본인의 트라우마와 스크랩해왔던 신문기사 내용들을 창조적으로 버무린 각본 한 뭉치를 들고 제작사들을 찾아가지만 메이저 제작사들은 각본을 영 탐탁치 않아 한다. 계속되는 거절에 우울해지는 크레이븐 아재.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인데..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K.구르기 아줌마도 출판사를 돌며 수십 차례 거절을 당했다)

그렇게 오갈 곳 없는 각본을 낚아챈 건 그때까지만 해도 중소 규모의 배급사였던 뉴라인 시네마.

뉴라인찡은 훗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제작비 댄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맛있게 먹고 포풍성장하게 된다.

 

코딱지 친구들 안녕~

 

 오늘은 다 함께 살인도구를 만들 거예요

 

 이렇게 존나 카와이하게 별 모양으로 붙이면

 

 짜잔~!

 

 어때요? 이제 여러분들도 어른 한둘은 쉽게 슥삭하겠죠?

 

 한편 마리텔 스튜디오 뒷편

 

 

 무언가에 쫓기는 잠옷 차림의 이쁜이

 

 먹이를 노리는 눈빛

 

난 종이 접기 싫단 말야ㅠ

 

그럼 네 몸이라도 접든가!


 세월을 거슬러온 아재의 습격!

 

 

깨보니 집

 

야밤에 웬 비명이니

 

 옷이 잘려 너덜거린다.

 

 다음날 친구들에게 전날밤의 개판을 이야기하는 티나.

지릴 것 같아 잠을 못 자겠으니 하룻밤만 같이 자달라고 부탁한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쏘냐.

 

 아까부터 자꾸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데

 

 그의 정체는 선장님.

쟈니 뎁의 데뷔 영화 납씨오.

 

 바다가 우릴 부르는군.

 

 바닷바람에 이끌려 밖으로 나선 풋내나는 선장님

 

 무뢰배에게 습격당한다.

 

티나는 내가 지켜주지. 여러가지로 여러가지를 말야.

 

 무뢰배가 티나를 껴안고 침실로 가버리자 지지 않고 달라붙는 잉여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선장님은 거절당하기 일쑤다.

 

 윗층에서 울려퍼지는 스포츠 생중계에 잠을 설치는 선장님. 고간이 쓰리다.

 

무뢰배는 요렇게 조렇게 여자친구를 열심히 지켜주는 중

그렇게 지킴이 작업이 끝나고 잠에 든다.

 

 시작되는 악몽

 

다음 차례를 예고하듯 낸시에게 질척거리는 악몽의 기운

 

티나는 돌팔매 범인 찾아 나온다.

 

 안녕~ 코딱지들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볼까요?

 

 요즘 자꾸 요리쟁이 CEO랑 비교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칼 갈아옴ㅎㅎ

 

 다시 시작되는 뜀박질.

시청률은 티나의 심박수만큼 치솟는다.

 

 뒤에서 쫓다가도 앞에서 나타나는 신출귀몰한 아재

 

 어딜 자꾸 가ㅎㅎ요리방이 그렇게 재밌냐

 

 요즘 마술방도 잘나가던데 내가 신기한거 보여줌

 

 뭔데요...?

호기심에 발 묶인 시청자

 

 호잇! 이렇게 손가락을 자르면

 

 짜잔~ 이제 바지 안 벗고도 오줌 쌀 수 있지

 

 아...드립 수준 하고는

아재의 센스에 억장이 무너지는 팬심

 

 뭔가...다른 컨텐츠는 없나요?


뚝딱이 등장!


엄마 내 동심ㅠㅠ


뭔데 자꾸 펄떡거려


푸드덕푸드덕


뭔가 심상치 않음;



대출혈


사태파악 中


공중!


제비!


박치기!


어이고


여자친구가 죽어가는데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된다


결국 손 쓸 새도 없이 사망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지켜줬던 애인의 죽음에 얼탱이가 없다.


윗층에서 쿵떡거리니 뭔 지랄인지 알아보러 온 낸시


선장님을 앞세워 들어갔다가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다.


저기 구석에 짜부러진 게 내 친구인가


무뢰배는 일단 튀고 보이지 않는다.


낸시의 아버지는 경찰


참혹한 살해 현장에 딸이 있었다는 사실에 격분, 마누라에게 화를 쏟아낸다.


비난의 화살은 다시 딸래미에게. 대체 그 시간에 거기서 무얼 한 거니


티나가 라면 먹고 같이 자자고 했어요.



...뭐?



다음날 등교하는 낸시는 불쾌한 시선을 느낀다.


누가 봐도 감시하는 중.


??


용의자 등장


내가 안 죽였어...갑자기 지 혼자 죽은겨.


뭔 개소리여.


갑자기 공중으로 튀어오르더니 갈기발기 찢겨 죽었다니깐!


다음은 니 차례♡


친구를 향한 총구를 입으로 막아서는 딸년


낸시가 시간을 버는 사이 무뢰배는 달린다.


그러나 경찰은 언제나 팀으로 움직이지.


얼마 못 가 잡힌다.


다시는 미국 경찰을 무시하지 마라.


친구 잡으려고 자길 이용한 아버지에게 실망한 낸시


그러거나 말거나 한 건 했으니 아버지는 뿌듯하다.


인시디어스 할매 여기도 나오네. 역사 수업 시간.


역사를 싫어하는 낸시는 슬슬 잠이 온다.


얼래 이게 누구여


죽은 티나가 말 검;


왐마... 이게 뭔 조화랴?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낸시


어딨니 친구야.



누군가에게 질질 끌려가는 중



티나를 쫓아 달리던 낸시는 의문의 추녀와 충돌한다.



아이고 동네 사람들! 요 못된 년이 사람 쳐놓고 사과 한 마디 없는 것 보소!



예상치 못한 얼굴 공격에 크게 당황한 낸시.



복도에서 뛰면 앙대여~



어딘지 익숙한 비호감...



다시 친구를 찾아 지하로 내려간다.



그곳은 스튜디오.



한 남자가 서 있다.



안녕 코딱지들~



느닷없이 시작되는 유혹



여러가지 의미로 징그러운 장면 연출



무리수다...인기를 위해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말았어



지금 아저씨 실검 몇 등이니?



2위요...



그럼 1위는 누굴까?



안구정화...정화 언니요!



역시 나도 섹시 컨셉으로 가야 하나...



낸시는 갈피를 잃은 아재의 넋두리를 견디다 못해 팔을 지진다.


끄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엃



수업중인 학생들 뒤통수에 대고 소리지르면 0.3초 뒤 볼 수 있는 표정


씨바 놀랬잖아!

선생님은 두 주먹을 쥐고 달린다.


과연 낸시는 무거운 역사의 주먹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언제나 그렇듯 스포 방지를 위해 애매한 곳에서 끊어야지...ㅎㅎ




제작비 200만 달러에 미국 흥행 성적만 그 열 배가 넘는 2554만 달러라는 대 기록을 세우며 뉴 라인 시네마를 단숨에 메이저급 제작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로도 시리즈가 연전연승하여 뉴라인은 프레디 크루거가 일으켜세운 회사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뉴라인 시네마는 근래에 쫄딱 망해서 이씹쌔기여우에게 합병되어 버렸다. 한 때 13일의 금요일 판권을 사들여 호러팬들이 상상으로만 붙여 보았던 프래디vs제이슨 매치를 성사시켰으나 '트리플H랑 박치기왕 김일이 전성기 때 붙었으면 누가 이길까'같은 식이라서 일반관객들의 호응은 없었다. 팬들조차 영화를 본 뒤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병크들이 쌓이던 와중에 반지의 제왕 관련 소송까지 덮쳐서 감당 못 하고 뿌서짐. 프레디는 뉴라인의 몰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영화 내내 B급 정서가 질척거린다. 헐리웃 특유의 잘 정돈된 화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르고 찢을 땐 화끈하게 저질러버리는 매력이 있다. 영화 그 자체보다 프레디 크루거라는 전례 없는 캐릭터의 탄생으로 기념비적인 작품. 연쇄살인마에 소아성애자에 정신병자에 사생아에 주의력결핍장애도 살짝 보이고 아주 안 좋은 캐릭터만 똘똘 뭉쳐 조물딱거린 듯한 프레디 크루거는 그러나 의외의 익살스럽고 개구진 행동으로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사실 이런 류의 살인마들은 하나같이 과묵하고 무뚝뚝하며 잔인하기는 하지만 저게 기계인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몰개성하기 일쑤 아닌가. 일찍이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와 금요일의 제이슨군, 텍사스의 전기톱씨가 그런 살인마의 대표들이었다. 프레디는 그 모든 살인마들과 정 반대의 성격이다. 수다스럽고 장난을 좋아하며 살인을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재미있게 즐기면서 한다.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이런 인간적인(???) 살인마의 모습은 관객들에겐 오히려 더 기괴하고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하물며 꿈과 현실을 오가는 요괴 같은 놈이니...


시리즈는 흥망성쇠를 거듭하다 이젠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순간부터는 새 영화가 나온다고 할 때마다 팬들로부터 '내 추억에 함부로 손 대지 말라'는 식의 원성을 들을 정도다. 종종 리메이크(또는 리부트, 프리퀄, 뭐라고 부르든)되는 옛 시절 공포 영화들이 하나같이 맥을 못 추는 걸 보면 그 시대에만 공감할 수 있었던 고유한 정서가 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만큼 7080년대엔 기상천외한 공포영화가 풍년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대적 흐름에는 웨스 크레이븐 같은 트랜드 셰터들이 앞장서 있었지.


참 아쉬운 사람이 갔다. 그러나 프레디는 영원히 기억되리라.



-

조니 뎁은 이후 프레디의 장갑을 물려받아 가위손이 된다.

반응형

'영호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포의 묘지 Pet Sematary 2019 리뷰  (0) 2019.12.23
에일리언 ALIEN(1979)  (3) 2016.03.27
이블데드 evil dead(1981)  (8) 2015.10.25
괴물(The Thing, 1982)  (4) 2015.09.23
엑소시스트(1973)  (9)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