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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The Thing, 1982) 동명의 영화가 리메이크된 것으로, 원작은 51년작 'The Thing from another world'이다. 원작도 기존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 하니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가 변용된 셈이다. 51년작에서 괴물의 정체는 지능이 높은 외계 식물이다. 하도 옛날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몰래 기지 곳곳에 포자를 뿌리기도 하고 나름 재미 있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호러 팬들은 존 카펜터 감독의 82년작을 좀더 추켜세운다. 원작이 괴물과의 술래잡기였다면, 82년작은 탐사팀에 숨어든 괴물을 찾아내는 마피아게임에 가깝다. 이 영화는 그 내용보다 오히려 고어 장면과 기상천외한 크리쳐로 더 유명하다. 사실 괴물이 날뛰는 분량은 전체 러닝타임에 비교하면 적은 편임에도 워낙에 외모와 하는 짓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엑소시스트(1973) 불후의 명작.50장 제한에 스샷을 다 올리지 못한다. 스압. 초반 시퀀스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교차된다. 정리하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설적인 구마의식은 후반에나 등장하고, 초중반 3분의 2 정도는 악령이 들린 소녀가 타락해가는 과정과 카라스 신부의 심리묘사 등으로 구성되어 차칫 잡다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기도 하다. 평론이 아닌 리뷰나 포스팅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신 나갈 것 같다. 게다가 개봉 당시 버전에서는 극장 안에서 관객의 심장마비, 졸도 등의 헤프닝으로 인해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삭제되었고, 추후에 무삭제판과 감독판 등 여러 가지 버전이 나왔다. 내가 본 건 무삭제판과 감독판. 둘 다 두 시간이 넘어간다. 히이익...이 포스트는 감독판을 중..
오멘(1976) 6월 6일. 아이를 잃은 산모와 어머니를 잃은 신생아가 있다. 주께서 당신께 아이를 내려주신 겁니다. 신부의 설득 끝에 아내 몰래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아저씨. 자식의 죽음을 모르는 아내는 행복한 앞날을 꿈꾼다. 몇 해가 지나 영국의 대사가 된 주인공 아재. 알고보니 정치계의 거물이었다. 아! 내가 금수저다! 죽순 마냥 쑥쑥 자라나는 데미안. 성대한 생ㅇ리 파티가 열린다. 뜬금없이 데미안을 위한 거라며 자살하는 보모 애놈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보모의 죽음으로 뒤숭숭해진 주인공의 사무실에 신부님 하나가 찾아온다. ? 하나님을 영접하시오...그래야 살 수 있소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으앟ㅎ앙앙ㅇㄱ강악! 느닷없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쩝쩝거리던 신부는 경비에게 끌려나간다. 끌려나오는 신부를 불러세워 사..
악마의 씨(1968) - 공동체의 광기에 대한 단상 영제는 Rosemary's Baby. 평론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로저 이버트가 '히치콕을 능가한다'고 극찬을 했다니 함 보자. 로즈마리는 남편 가이와 뉴욕으로 이사오게 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집 보러 일일이 발로 뛰어야 한다. 맘에 쏙 드는 집 발견. 이사 ㄱㄱ 지하 세탁실에서 이웃집 여자랑 수다 떨며 친해지기도 한다. 근데 다음날 쥬금; 경악하는 로즈 마리 앞에 운명처럼 다가오는 분홍빛 아우라 따단 죽은 테리와 같이 살던 카스타베트 부부. 로즈마리는 전날 테리와 노가리 깐 사실을 말하며 도저히 자살할 사람으로는 안 보였다고 증언한다.다음날 카스타베트 아줌마는 로즈마리의 증언이 도움이 되었다며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파멸의 시작 저녁 초대를 받은 이후로는 대놓고 로즈마리의 집에 들락날락하며 포풍수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좀비계의 대부, 조지A. 로메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에 대해 나무 위키에서 검색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제작비는 11만 4천 달러인데 전세계적으로 3천만 달러가 넘게 흥행' '각본가인 루소가 이 제목 판권을 가지고 있기에 이후 속편이 살아있는~이란 제목을 빼버리고 그냥 시체들의 새벽, 시체들의 낮으로 나오게 된 것' '개혁파, 보수파, 흑백갈등, 반공 이데올로기, 베트남전등 당시 미국에 있던 모든 갈등상황을 극적인 상황에서 담아낸 것으로 대단한 작품' 등등. 반 세기 전의 흑백영화를 보는 게 부담스럽다면 위키에 등록된 해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사에 최초로 등장한 식인좀비. 그 설정의 그로테스크함에 비해 표정과 몸짓이 다소 귀엽다. 좀비라는 용어는 이 ..
위자(2014) 함부로 귀신이랑 재미 찾다간 조옷되는 게야. 따로 거론하거나 평가하기 곤란할 정도로 그냥 무난한 영화다. 너무나 무난하고 예측 가능한 전개에 이것이 정말 공포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렇다고 연출과 연기가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 바닥의 어느 제작자가 "아아니, 아직도 위자보드 소재로 만들어진 공포영화가 없단 말이여?"하고 후딱후딱 뽑아낸 느낌이다. 그러나 헐리웃 관습에 충실한 나머지 영화가 전달하는 전형적인 공포는 액자 속의 그림처럼 관객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 누가 죽어도 그저 남 얘기 같고 누가 위험해져도 별로 와닿지 않는다. 공포영화 팬이라면 관습에 철저히 순종하는 이 영화를 보며 다음엔 어떤 캐릭터가 죽을 것인지, 그리고 결국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 맞춰보는 재미라도 있겠다. 이야기가..